우리도 '소통'합니다

소통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소통'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의사소통'이라는 단어의 의미 또한 유사합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언어, 즉 말을 사용합니다. 말은 의사소통의 방법 중 하나에 속하는 것이지, 의사소통 방법의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나갔을 때 바디랭귀지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사람 역시 말을 하는 사람과 같은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어야합니다.



올 해 여름, 강남구 Good Job 보조공학서비스센터에서는 장애인의 의사소통 권리를 함께 증진시켜보고자 보완대체 의사소통 보조기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수가 아닌 한 명이라도, 어떻게 하면 개인에게 맞는 의사소통 방법을 찾아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방법을 찾던 끝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AAC전문기관으로 설립된 '사람과소통 언어치료AAC센터'를 방문하여 자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센터에서 이 프로그램 진행을 하고자하는 목적과 센터장님의 마음이 맞아, MOU를 체결하고 올해 프로그램 진행에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나이로는 학령기의 아동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자 신청해주셨지만, 모두에게 동일한 참여의 기회를 드릴 수 없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언어적 의사표현을 거의하지 못하시는, 연령대가 비슷하신 남자 세 분과 함께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 선정 이후 처음 만나뵈었던 날은, 프로그램 진행에 앞서 개인별로 현재 의사표현방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개별 면담이 진행되었습니다.


평가와 면담 이후, 첫 시간은 '보완대체 의사소통; AAC'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소개하며 알아보았습니다. 말이 아닌 상징을 이용하여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보고 실제로 사용해보면서 무엇인가 스스로 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에 참여한 모두가 큰 만족감을 나타내셨습니다. 이후에는 인사하기, 이름과 나이 묻고 답하기 등 간단한 표현들을 AAC 보조기기로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기본적인 의사표현 사용하기를 익히고 나서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보았습니다. 이미 AAC가 없이도 지역사회 내에서 어떻게든 필요한 물건이나 음식들을 구매해왔었던 분들이지만,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실제 편의점을 방문해보았습니다. 편의점 입구에 경사로는 설치되어 있었지만 편의점 내부가 좁아 이미 전동휠체어라는 보조기기를 이용하면서 소통하기에 편한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안에서 우리를 드러내기 위해 한 발 더 내딛었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직원분과 인사를 나누고, 사고자 하는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 앞에서 직원분과 간단히 대화하며 계산하고 편의점을 나서는 것까지 각자 AAC 보조기기를 이용하여 의사소통하며 전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이번에 진행되는 '보완대체 의사소통 보조기기 교육' 프로그램은 총 10회기로 계획되어졌고, 6월 한 달동안 그 중에 4회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지역사회로 나가는 활동으로는 편의점에서만 그치지 않고 동주민센터, 카페 등 또한 방문할 예정 중에 있습니다. 외부활동 뿐만 아니라, 내부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서로 마주하며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은 프로그램 담당자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말이 아니라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편의점에 방문하여 한 번 AAC를 사용해보는 것으로는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행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참여자분들에게 이미 익숙한 방법을 두고 새로운 방법을 주입시키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도 듭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참여하시는 분들에게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에 더 다양한 것들이 있음을 제한없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어지기를, 또 이분들이 지역사회에 더 참여하고 자신들을 드러냄으로 인해서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자유로워지기를 바랍니다.





대화를 하는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명의 사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화자의 의사표현이 대화로 의미있기 위해서는 청자가 분명히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지역사회에서 AAC를 이용하여 의사를 표현한다 하더라도 그 표현을 듣는 사람이 없다면, 그 의사표현은 무의미해집니다. 언어적 표현인 말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표현을 하기 위해 배우고 준비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더라도 그 표현들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 또한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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