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주거복지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커뮤니티케어 추진계획 발표로 장애인 서비스 기관들은 재편되는 장애인복지서비스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커뮤니티케어 정책은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독립하여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에서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데, 여기에 우선하여 선행되어야 할 것이 주거지의 선택과 안정성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35조 3항에는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국민의 주거권을 위해 국가가 노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주거권이란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종, 종교, 정치, 이념, 문화, 경제적 수준을 막론하고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1996년 제2차 UN 인간정주회의에서 채택된 해비타트 의제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에는 주거 안정성에 대한 법적 보장, 주거 관련 시설의 편리한 이용, 공정하고 적절한 가격의 주택공급, 안락한 주거환경,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하성규, 1990)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가 탈시설 한 장애인들의 주거권을 보장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주거에 대한 개념부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의 절대량까지 염려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



한 쪽방촌의 모습

주거의 개념에서 볼 때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생활의 필수요소라는 개념과 함께 상품과 자산의 개념을 갖고 있다. 다른 재화는 사용하면 그 가치가 떨어지거나 없어지는데 유독 주택은 갖고 있거나 써도 그 가치가 올라가는 이중적인 속성을 가진다. 따라서 집을 가진 자는 부를 가진 자이고 그것은 다른 어떤 사건으로 처분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 재산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집이 없는 자는 담보로 할 재산이 없어 집을 가질 기회조차 없어서 집이 있는 자에게 고비용을 지급하여 임차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서 당연시되는 주거의 개념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시설 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온다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할 수 있을까? 직업을 갖기 어려워 경제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 어려운 장애인들이 주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은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것이지만 공공주택의 상황도 좋은 편이 아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도시 저소득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왔는데 경제협력기구(OECD) 유럽국가들은 공공주택이 전체 주택의 20~3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의 공공주택 비율은 겨우 5%에 불과한 정도이다.


현재 탈시설 장애인이 자립생활주택에서 7년까지 머무르며 지역사회로의 자립을 준비할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자립역량 강화를 위한 기간인지, 지역사회가 이들이 지역사회로 나오는데 준비할 시간을 버는 것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장애인이 자립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장애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싶다.


장애인을 비롯한 주거 취약계층이 주거와 관련한 서비스를 받고자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주거복지센터인데, 서울시의 경우 인건비를 제외하고 연간 2,200만 원으로 해당 자치구에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보증금 지원, 연체 임차료 지원, 집수리, 난방비 지원 서비스를 모두 하도록 하고 있다. 연간 단 몇 명의 주거취약자를 위해 주거복지센터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상담을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사업비에 고객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의 마음도 타들어 간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주거의 개념과 공공임대의 부족한 절대량 위에 시행되는 장애인의 커뮤니티케어 사업이 장애인을 도시의 주거 난민 층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며, 주택이 재산이 아닌 이용과 주거의 수단으로 바뀌고 공공임대주택의 보급률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고,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거를 담보로 갑을을 형성하는 이기적인 문화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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