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정 박

IL운동과 자기결정권에 관해 - 3편


(사) 해냄복지회 이사장

김재익 박사


👀 IL운동과 자기결정권에 관해 - 1편

👀 IL운동과 자기결정권에 관해 - 2편


4. 자립생활에서 바라본 자기결정권

자립생활이라는 것은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자신의 생활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김종인, 2001; 이채식 외, 2009; 김익균, 2007;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2012). 최근 장애인복지는 장애당사자의 권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내에서의 사회참여를 위한 자립생활이 세계적인 추세이며, 특히 탈시설, 정상화, 소비자주권 등의 확산으로 인하여 장애인복지서비스는 당사자 중심의 자기결정권을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즉, 자립생활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자기결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내에서 동등한 기회를 얻고 자존감을 회복하여 생산적인 활동과 적극적인 지역사회 참여를 전개해나가는 삶의 과정이 자립생활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다(Cole, 1979; Nakanishi, 1998). 이와 같이 장애인 자립생활이라는 것은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자립생활은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자신의 생활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이러한 자립생활은 장애인들의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자립하고 자신의 생활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화시켜주는 것이다(김익균, 2007). 이런 측면에서, Betty(1998)는“자립생활이란 자기결정권이며 동등한 기회 그리고 자존감을 가지는 것이며,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독립적이고 생산적으로 살아가려는 능력을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렇듯 장애인의 자립생활에서 자기결정권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일본의 자립생활 지도자 Nakanishi(1998) 또한“자립생활 자체가 자기결정권을 의미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것은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김익균(2007) 또한“장애인의 자립생활은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자신의 생활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 자립생활에서의 자기결정권은 자립생활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자립생활 영역에서 중요한 실천적 개념으로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자기결정권은 그들의 삶을 통제하고 이끄는 개인의 능력인 동시에 권리이며, 또한 자기결정권에서의 권리개념은 시민으로서 정치적 권리 혹은 자기관리(self-governace)의 의미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장애 옹호가와 활동가, 운동가는 자신들의 삶에 책임지며 통제할 수 있는 천부적 권리로 이것을 주장해오고 있다(신유리 외, 2016).

Webster 사전에 따르면, 자기결정이란“외부로부터의 아무런 영향력 없이, 자신의 의지나 생각에 따른 결정이나 결심”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자기결정에는 행위자의 행동이 자신의 희망이나 선택, 그리고 자기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이 관계되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간혹 어리석은 것이 될 수도 있지만 단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대부분 인간은 자기결정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권리로서 받아들일 때 자기결정권이라 한다.

자기결정권의 철학적 뿌리는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인간의 가장 필요한 노력은 이성, 곧 이것은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자기결정권의 온전한 실현은 자유권의 온전한 실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독일 철학자 Kant는“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는 무조건적인 권리”라고 주장하면서“인간은 스스로가 목적이며, 결코 수단으로서 대우받을 수 없는 존재임”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자기결정권의 핵심원리인 선택과 통제는 근대적 이성을 소유하고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근대적 이성의 소유자는 장애인도 아니며, 여성도 아니었다. 즉 역사적으로 자유권의 온전한 실현은 남성이면서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이성을 소유한 비장애인 남성은 인식의 주체가 되었고, 장애인이나 여성은 인식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으로 배제되어온 집단은 권리신장 운동 속에서 성적자기결정권, 자립생활 등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자기결정권은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 특히 신체 혹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의 경우에는 자기결정권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장애인의 삶의 정상화 원칙을 세워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장애인이 인격적으로 정상적인 존중을 받고 자기결정권의 기회를 갖게 될 때 진정한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장애영역에서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모든 인간은 누구나 주체적인 삶을 영유하기를 원하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여 결정한 바를 이루어 나가는 삶을 추구하려고 한다. 따라서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의 자기결정권 문제도 같은 선상에서 해결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자립생활에서 바라본 자기결정권은 일상적인 활동의 결정권을 장애당사자가 행사하겠다는 것이며, 자기결정권은 IL운동의 핵심적인 가치라 볼 수 있다. 자립생활의 근본개념은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주체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장애당사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그 생활전반에 걸쳐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을 의미한다. 장애인에게 있어 자신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이나 일상생활 중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유동철, 2016).